“침묵하지 않는 시선“
- 김영우
#현대사회 #반복된 일상 #사건 #COVID-19 #자본주의 #평면만화 #극도의반복
작가소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 세대 작가로서 빠르게 변하는 만큼 금세 잊히는 현대사회 사건·사고들을 작가의 솔직한 유희적 표현이 담긴 작품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다시금 재미있게 떠올릴 수 있도록 한다. 미술이 전공자 또는 소수만이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나의 목표이자 바람이며, 빨리 다음 작품을 보고 싶게 만드는 작가가 되고 싶다.
김영우 _ KIM, Youngwoo
b.1992
학력
2021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수료
전시
2019 《ASYAAF》,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 한국
2019 《CAF(Campus art fair) 》, 홍익대학교 홍문관 2층 현대미술관, 서울, 한국
2018 《19th GPS(Beyond The Painting) 》,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한국
2017 《ASYAAF》,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 한국
수상/선정/레지던시
2021 제 22회 안산단원미술제 선정작가 공모전, 안산단원미술관, 안산, 한국
2017 ASYAAF 조선일보어워드 수상, 서울, 한국
작품 소개
현대인의 반복된 일상에서 자극적이고 새로운 사건은 강렬하게 다가온다. 반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일까지 금방 잊히기도 한다. 나는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 사회의 사건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그것들이 많은 사람의 기억에 각인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는다. 한 권의 만화책을 보는 듯한 재미있는 구성에 배경을 제외한 대부분을 강렬한 원색으로 채움으로써 사회에 만연한 새롭고 자극적인 사건들을 표현한다. 또한 그 위를 많은 선으로 덮음으로써 반복되는 일상에서 잊혀 가는 사건을 표현한다.
작품은 힙한 브랜드가 명품화되는 자본주의 사회 현상을 현대인의 삶의 부분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작품 속 밝고 강렬한 색을 입은 공장에서 제조되는 제품들은 점점 명품의 가치가 제품의 질, 기능, 용도와 상관없이 브랜드의 느낌만을 입는 형태를 띠는 것으로 본질의 의미가 변질되고 있음을 말한다. 여기에 더해 본인만의 개성을 찾기보다 브랜드의 이름을 빌려 개성의 느낌을 내려는 현대인의 모습으로 은유한다. 펜촉으로 그은 것 같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선으로 만화책의 재미적 요소를 더했다.

SUPREME
2021 캔버스에 아크릴 Acrylic on canvas 181.8 x 227.3 cm
작가 쿼테이션
극도의 반복
현대인들은 대부분 하루하루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기에 대체재로써 더욱 더 새롭고 자극적인 요소들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사리 찾아낸 새롭고 강렬한 요소 들은 반복되는 일상과 대조되는 현대의 빠른 변화에 비례하여 순식간에 잊힌다.
작가 역시 반복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사뭇 다르다.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찾기보다 도리어 좋아하는 것을 반복해서 보는 성향이 있다. 주로 어릴 적 즐겨보던 만화책이나 명작영화를 몇 번이고 곱씹어 보는 편이다. 명작 속 시간의 흐름은 처음 작 품이 세상에 나타났을 때의 모습 그대로 멈춰있고 작가가 다시금 책장을 넘기면 과거에 일어났 던 사건을 똑같이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특정 장면들은 기억 속에 강하게 자리 잡게 된다.
작가는 그곳에서 현대사회에서 벌어지는 무수히 많은 사건 사고들,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고쳐 지지 못한 채 반복되는 일들이 떠올랐다. 빠른 변화에 휩쓸려 잊혀간 일들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으며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은 만화영화의 한 장면처럼 많은 사람의 기억 한 편에 자리 잡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지만 너무 어렵고 지루하게 작품을 구성하고 싶지는 않았고, 계속해서 봐도 재밌는 만화나 영화처럼 표현하고 싶었다.
하나의 평면이지만 한 권의 만화책을 보는 것처럼 재밌게 구상하여 반복해서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 들을 계속해서 곱씹어 볼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작품은 배경을 제외한 대부분을 강렬한 원색으로 채움으로써 사회에 만연한 새롭고 자극적인 사건들을 표현하였고, 그 위를 무수히 많은 선으로 뒤덮음으로써 반복되는 일상으로 인해 잊혀져 가는 모습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작가는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선을 그려나가는 노동적인 표현기법을 사용하면서 자연스 레 작가가 구상한 평면 구석구석을 반복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다. 작품을 빽빽하게 채우는 선 들을 작업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선 아래 묘사된 사건들을 한층 더 자세히 들여다보며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비단 작가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잊혀가는 모습을 표현한 수많은 선을 완성하고 난 후에 그 선들은 작품 속 사건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일종의 집중선이 된다. 그림을 보러 오는 관객들은 강렬한 원색에 이끌려 작품 앞에 서게 되고, 반복된 선들로 가려져 흐릿해진 사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한 층더 집중해서 작품을 바라보게 된다.
한눈에 보이는 평면적 사건이 아닌, 마치 한 권의 만화책을 보듯 구석구석 집중해서 훑어보면서 작가의 작품도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도 잊히지 않기를 바라본다.